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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밥 에피소드 #5 - #6

[건강한 하루] 매일 채우는 웰니스

by rovinj17 2026. 7. 1. 11:0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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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혼밥 에피소드 #5와 #6을 담은 2컷 만화. 첫 번째 컷은 식당에서 혼밥을 하며 주변 커플들의 대화(TMI)를 원치 않게 듣게 된 남자의 당황스러운 표정. 두 번째 컷은 뷔페식 셀프바에서 눈치 보며 음식을 한 번에 많이 담으려 고군분투하는 남자의 모습."

혼밥 중 옆 테이블 대화가
전부 들려버렸다

원하지 않았지만, 나는 오늘 TMI를 수신했다

혼밥의 의외의 부작용이 있다. 아무것도 안 하면 귀가 열린다는 것. 대화 상대가 없으니 듣는 채널이 자동으로 주변을 향한다. 원치 않아도 옆 테이블 대화가 들어온다. 이어폰이 없던 날, 나는 30분 동안 완전한 타인의 서사를 수신했다.

옆자리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커플이었다. 처음엔 그냥 밥 먹는 소리만 났다. 그러다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, 나는 어느새 저도 모르게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.

  • 12:14 남자가 전 직장 상사 흉을 보기 시작한다. 나는 국물을 마신다.
  • 12:17 여자가 "그 사람 원래 그래"라고 맞장구를 친다. 나는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가 멈춘다.
  • 12:21 남자가 이직 고민을 꺼낸다.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커리어 방향성을 생각하기 시작한다.
  • 12:25 여자가 시댁 이야기를 꺼낸다.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집중한다. (무의식적으로)
  • 12:29 남자가 "근데 우리 엄마도 그런 면이 있잖아"라고 한다. 관계가 복잡해진다.
  • 12:31 여자의 표정이 굳는다. 나는 괜히 밥을 빨리 먹기 시작한다. 이건 내 일이 아니다.
  • 12:33 두 사람이 조용해진다. 나도 조용히 계산하고 나온다. 결말은 모른다.

식당을 나오면서 나는 잠깐 그 커플 걱정을 했다. 어이없지만 사실이다. 시댁 문제가 좀 복잡해 보였는데. 잘 해결됐을까.

혼밥의 진짜 문제는 외로움이 아니다. 타인의 삶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된다는 것. 이어폰은 귀를 막는 게 아니라, 나를 지키는 장치였다. 다음부턴 꼭 챙긴다.

근데 솔직히 조금은 재미있었다.

 

셀프바를 두 번 가기 위한
처절한 눈치 작전

한 번에 다 담으려다 결국 쏟았다

뷔페식 셀프바가 있는 식당은 혼밥러에게 양날의 검이다. 반찬을 마음껏 가져올 수 있다는 자유가 있는 반면, 한 가지 미묘한 심리적 장벽이 존재한다.

셀프바에 두 번 가는 건 괜찮은 걸까?

혼자인데 두 번 가면 너무 많이 먹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?

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말이 안 된다. 셀프바는 자유롭게 이용하라고 있는 거다.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고, 눈치 볼 이유도 없다. 근데 혼밥 중에는 왜인지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. 아마도 혼자라서 더 도드라져 보인다는 느낌? 일행이 있으면 한 명이 가고 다른 한 명이 가면 자연스럽지만, 혼자면 두 번 다 내가 가야 한다.

그래서 개발된 것이 바로, 한 번에 다 담아오기 작전이다.

  1. 1 사전 정찰. 자리에 앉자마자 셀프바 구성을 파악한다. 어디에 뭐가 있는지 머릿속에 동선을 그린다. 김치, 깍두기, 콩나물, 시금치. 위치 파악 완료.
  2. 2 접시 선택이 핵심. 가장 큰 접시를 고른다. 작은 걸 들고 갔다가 두 번 가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이미 실패다.
  3. 3 한 번에 최대량 적재. 국자를 한 번 뜰 때 평소의 1.5배. 접시 가장자리까지 활용한다. 이 과정에서 국물류는 특히 위험하다. 집중력이 필요하다.
  4. 4 귀환 중 사고 발생. 자리로 돌아오는 길, 국물이 접시 밖으로 넘친다. 아, 싶다. 이미 늦었다. 테이블 위에 도착했을 때 접시 주변이 촉촉하다.
  5. 5 결론. 두 번 가는 게 나았다. 항상 이렇게 깨닫는다. 그리고 다음번에 또 한 번에 담으려 한다.

셀프바 두 번 가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방법을 나는 아직 못 찾았다. 고수들은 어떻게 하는 걸까. 아마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가는 것 같다. 그게 진짜 고수다.

셀프바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날이 오면, 그게 혼밥 완성이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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