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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밥 에피소드 #1 - #2

[건강한 하루] 매일 채우는 웰니스

by rovinj17 2026. 6. 30. 03:0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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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혼밥 에피소드를 담은 4컷 만화. 첫 번째 컷은 식당 메뉴판에 적힌 '2인분 이상 주문 가능' 문구를 보고 고민하는 모습, 두 번째 컷은 바 테이블에서 혼자 식사하는 모습, 세 번째 컷은 식당에서 혼자 통화하며 식사하는 모습, 네 번째 컷은 직원에게 '네, 한 명요'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."

"2인분 이상 주문 가능" 앞에서
나는 오늘도 멈췄다

메뉴판과의 눈싸움, 그리고 조용한 패배

점심시간, 골목을 걷다 간판에 혹했다. 솥밥집. 사진 속 뚝배기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. 여기다, 싶었다. 계단 세 칸을 올라 메뉴판 앞에 섰다.

그리고 발견했다. 그 문장을.

※ 솥밥은 2인분 이상 주문 가능합니다.

세상에서 혼밥러를 가장 조용히, 그리고 효과적으로 차별하는 문장이 바로 저거다. 칼을 쓰지도 않는다. 그냥 고지서 한 장 던지듯 공지해 놓는다. "너는 안 돼."라고 대놓고 쓰지는 않지만, 느낌은 동일하다.

나는 메뉴판을 다시 훑었다. 혹시 개인 메뉴가 있나. 일품요리 코너, 단품 메뉴, 뭔가. 없다. 솥밥 외엔 냉면 한 종류뿐인데 냉면은 오늘 마음이 아니었다. 오늘은 솥밥이 먹고 싶었다. 뜸 들인 밥이 먹고 싶었다. 그 따뜻함이 필요했다.

직원분이 물을 들고 오셨다. 주문하시겠어요? 나는 메뉴판을 한 번 더 보았다. 직원분 얼굴을 보았다. 다시 메뉴판. 다시 얼굴. 이 눈싸움의 상대는 사실 메뉴판이 아니라 내 자존심이었다.

"아, 저 잠깐 생각하고요."라고 말하고 핸드폰을 꺼냈다. 생각할 게 없는데 꺼냈다. 뭔가 하는 척을 해야 했다. 30초 뒤,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. 계단을 내려가면서 다짐했다. 다음엔 친구 데려온다. 반드시.

그런데 사실 그 친구한테 솥밥 먹으러 가자고 해도 거절당할 것 같아서 말을 못 꺼내고 있다.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근처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었다. 따뜻하게 데웠다. 뜸은 없었다.

혼밥의 적은 외로움이 아니다. 메뉴판이다.

 
혼밥 에피소드 #02

"혼자세요?" 한 마디에
내가 대답하는 법

속마음과 실제 대답 사이 어딘가

식당에 들어서면 직원분들은 참 빠르게 파악한다. 혼자인지, 둘인지, 셋인지. 눈빛만으로. 그리고 확인사살처럼 한 마디 덧붙인다.

"혼자 세요?"

네, 혼자입니다. 당당하게 말한다. 근데 왜 이 질문이 이렇게 여러 의미로 들리는 걸까. 단순한 인원 확인인데 왜 나는 순간 멈추는 걸까. 혼밥 횟수가 쌓이면서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반응을 유형별로 분류하게 됐다.

상황 속으로 하고 싶은 말 실제로 한 말
아늑한 2인 테이블로 안내받을 때 "저 사실 두 명분 먹을 수 있어요"          "감사합니다"
바 자리로 안내받을 때 "그래도 창가가 더 좋은데…"          "네 좋아요"
합석 양해를 구할 때 "저 오늘 좀 혼자 있고 싶었는데요"       "아 네 괜찮아요"
다인 테이블 한가운데 앉을 때 "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"      "……(착석)"
서비스 음식을 두 개 주실 때 "(감동) 두 개 다 먹겠습니다" "아 감사합니다" (눈물 참음)

특히 마지막 상황. 어느 순댓국집 사장님이 깍두기를 리필해 주시면서 "혼자 오셨어요? 많이 드세요~" 하셨을 때, 나는 진심으로 울 뻔했다. 공감이 아니라 밥이 위로가 된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다.

"혼자 세요?"는 사실 나쁜 질문이 아니다. 그냥 인원 체크다. 근데 그 질문을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 한 가지.

오늘만큼은, 그렇습니다. 내일은 모르겠고.

그리고 혼자인 날의 밥은, 사실 꽤 맛있다. 아무도 내 반찬에 손 안 대니까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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