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요즘 부쩍 밥 먹고 나면 30분쯤 뒤에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. 나른하다 못해 졸리고, 오후 3시쯤엔 단 게 미친 듯이 당겼다. 처음엔 그냥 요즘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, 우연히 혈당 스파이크라는 걸 알게 되면서 내 식습관을 돌아보게 됐다.
밥을 먹으면 혈당이 오르는 건 당연한데, 문제는 '얼마나 급하게' 오르느냐였다. 탄수화물을 먼저 허겁지겁 먹으면 혈당이 롤러코스터처럼 확 올랐다가 확 떨어지는데, 이 급격한 변화가 피로감, 식곤증, 그리고 무엇보다 피부 트러블이랑도 연결된다는 걸 알게 됐다. 혈당이 튈 때마다 몸에서는 당화(글리케이션) 반응이 일어나고, 이게 콜라겐을 뻣뻣하게 만들어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트러블도 잘 생긴다고 한다.
그래서 시작한 게 딱 하나, 먹는 순서 바꾸기였다. 식단을 바꾼 것도, 양을 줄인 것도 아니고 순서만 바꿨다.
채소부터
나물, 샐러드처럼 섬유질 많은 것 먼저
단백질 그다음
두부, 달걀, 고기, 생선 등
밥과 면은 마지막
탄수화물은 제일 나중에, 천천히
처음엔 별거 아닌 것 같았는데 일주일쯤 지나니 확실히 체감이 됐다. 일단 식후에 그 특유의 나른함이 훨씬 덜했다. 밥을 먼저 먹을 때는 30분 뒤에 눈이 감길 듯 졸렸는데, 순서를 바꾸고 나서는 그 정도가 확 줄었다. 오후에 단 음식이 당기는 빈도도 눈에 띄게 줄었고, 신기하게도 2주 정도 지나니 턱선 쪽에 자주 올라오던 트러블이 잦아드는 게 느껴졌다.
물론 이게 트러블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겠지만, 혈당이 안정되니까 몸이 덜 지치고, 덜 지치니까 피부까지 여유가 생기는 느낌이었다. 순서 하나 바꿨을 뿐인데 하루 컨디션 전체가 달라지는 게 신기했다.
🌿 오늘부터 해볼 수 있는 작은 습관
거창하게 식단을 바꾸지 않아도, 오늘 저녁 한 끼만이라도 채소 → 단백질 → 밥 순서로 먹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다.
거창한 다이어트도, 특별한 보충제도 아니었다. 그냥 젓가락이 먼저 향하는 방향을 바꿨을 뿐인데, 몸이 이렇게 다르게 반응한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. 다음 글에서는 저속노화를 위해 같이 챙기고 있는 다른 습관들도 이어서 적어보려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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